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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돈으로 해줄 수 없는 것 교실에서 주제를 주고 글을 쓰게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을 쓴다. 학기 초에는 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주제를 자주 다룬다. 학년을 새로 시작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보게 하고 ‘새 출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이때 많이 나오는 내용이 바로 친구 관계에 대한 것이다. 새로운 학년이 되었으니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거나, 새로운 친구들에게 어떻게 해야겠다는 결심 그리고 친구를 만드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와 같은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독립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첫 관문이다. 6년의 긴 시간 동안 1년 동안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헤어지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그런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25. 4. 13.
걸림돌과 디딤돌 목표로 정한 일이 있었다. 최종 목표를 정해두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차근차근 해나가던 중에 뜻하지 않게 걸림돌을 만나고 말았다. 그 걸림돌은 주변 환경이나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내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목표와 과정에 대한 불신이었다. ‘과연 이렇게 하면 될까?’, ‘이 방법이 맞는 것일까?’와 같은 생각이 서서히 자라면서 내 머릿속을 휘젓고 다녔다. 이런 생각이 들면 일에 대한 의욕이 사라지고 생각의 방황이 계속된다.  스스로의 가치와 판단을 믿고 흔들리지 않는 것은 자존감의 문제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견고할수록 자존감이 높고 자신의 가치를 낮게 판단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적을 수록 자존감이 낮다. 자존감이 높을수록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길 .. 2025. 4. 12.
연기가 필요할 때 │ 페르소나 이야기 페르소나(Persona)란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가 쓰는 가면에서 유래된 말로, 심리학에서는 외부에 드러나는 나의 모습, 외적 인격을 가리키는 말이다. 페르소나를 통해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한다. 어떤 때는 ‘따듯한 마음을 가진 친구’이기도 하지만 ‘이성적이며 냉철한 직장 상사’ 이기도 하다. 또 가정에서는 ‘헌신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나와 맺어진 다양한 관계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주며 적절한 페르소나를 형성하는 것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에 달려있다. 친한 사람들에게는 다정하게 행동하고 편안한 말투를 쓰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친한 사람들에게 하는 것과 똑같이 행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 2025. 4. 11.
셀프 각성법 2부 영화 인턴을 보면 잘 나가는 인터넷 쇼핑몰 회사에 70세 노인이 인턴으로 지원한다.  처음에 주인공 줄스(앤 해서웨이)는 기업의 사회 공헌 차원으로 채용된 벤(로버트 드 니로)에게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줄스는 벤의 연륜에서 나타나는 여러 노하우에 신뢰를 갖게 되고 벤의 주변 동료들 또한 벤의 조언과 상담을 통해 친근한 관계를 맺는다는 내용이다. 어쩌면 은퇴 이후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닌가 한다.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퇴직을 하기 전에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할지 구체적으로 정해하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퇴직을 하고 난 뒤에 준비한다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현실에 좌절하며 실패할 경우 자존감만 더 낮아질 수 있다. 먼저 내가 좋아하는 일을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좋아.. 2025. 4. 6.
나이 듦을 준비하기 오늘도 ‘아차!’ 싶었다. 굳이 안 해도 될 이야기를 꺼내고 이렇게 돌아서서 바로 후회하는 모습이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문득 나이를 잊을 때가 있다. 돌아서서 방금 한 말을 후회하기도 하고 옹졸했던 마음을 탓하기도 하면서, 연신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라고 되뇌기도 한다. 이런 후회의 순간은 이삼십 대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자주 찾아오는 것 같다. 왜 자꾸 이런 후회가 반복될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결론은 나이 듦에 대한 준비가 없었던 게 원인이었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나이는 자연스레 위를 향하지만, 그에 맞는 마음가짐이나 언행은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다. 결국 나중에는 뒤에서 나잇값도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 2025. 4. 5.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나르시시스트 지난 학기말이었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 몇 명이 나에게 다가와 “선생님, 내년에도 저희 담임 선생님 해주실 거죠?”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을 것을 알고 있지만 이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대신 “선생님도 너희랑 내년에 다시 만나고 싶어!”라고만 대답했다. 1년 동안 함께 지내며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반 아이들과 헤어지는 시간이 다가오면 여러 가지 감정이 밀려온다. 더 잘해주지 못한 아쉬움, 괜한 일에 혼을 낸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 컴퓨터 모니터보다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한 번이라도 더 쳐다보지 못한 미안함 등 이런저런 생각의 파도가 친다. 그중에서도 자식을 결혼시키는 것과 같은 감정이 제일 앞선다. 내년에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서 인정과 칭찬을 받으며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종업식을 하는 .. 2025. 4. 4.
내 마음의 경고등 차를 구입한 지 10년이 다 돼가니 이것저것 손 볼 곳이 많다. 요즘은 굳이 ‘이쯤이면 부품을 교체해야겠지’라는 예방 정비를 하지 않더라도 차량 경고등이 떠서 교체 시기를 알려주니 편하다. 얼마 전 경고등이 비슷한 시기에 3개나 떴다. 배터리 경고등, 공기압 경고등, 엔진 경고등이었다. 아무 표시도 없던 계기판에 3개의 경고등이 뜨니 운전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대로 차가 멈추는 것은 아닌지, 시동이 걸리지 않을지, 어떤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자꾸 들었다. 경고등이 뜬다고 바로 차가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차량 점검 예약일까지 더디게 가는 시간이 원망스러웠다. 결국 이 불안감은 차량 점검을 받은 후에 사라졌다.   문득 이런 경고등이 마음속에서 켜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2025. 3. 2.
뇌를 심심하게 만들기 - 가끔은 엉뚱한 곳을 바라보자 요즘 우리 뇌는 너무 바빠 심심할 틈이 없다. 가끔은 엉뚱한 상상도 해주고, 지나간 일들에 대한 추억도 떠올리고, 읽고 있는 책에 나오는 문장이 어떤 느낌인지 느껴도 보고, 음악을 들으며 리듬도 타보고 그래야 하는데 이런 심심을 즐길 작은 여유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잠시라도 틈이 나면 휴대전화를 꺼내 무엇이든 계속 눈으로 보며 작은 화면 속에 빠져들어 뇌에게 여유를 주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도, 운동을 하러 가도, 작은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평일에는 업무와 여러 약속에 치여 시간 없음을 탓해가며 여러 일들을 한다. 주말이 되면 그에 대한 보상 심리라도 작용하는 것인지 늘어져서 몰아두었던 드라마나 운동 경기를 보는데 시간을 쓰고 있다. 나름 주말에 해야 할.. 2025.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