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주제를 주고 글을 쓰게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을 쓴다. 학기 초에는 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주제를 자주 다룬다. 학년을 새로 시작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보게 하고 ‘새 출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이때 많이 나오는 내용이 바로 친구 관계에 대한 것이다. 새로운 학년이 되었으니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거나, 새로운 친구들에게 어떻게 해야겠다는 결심 그리고 친구를 만드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와 같은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독립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첫 관문이다. 6년의 긴 시간 동안 1년 동안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헤어지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그런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향이 뚜렷해지기 때문에 더 힘들어하게 된다.
바로 이 부분에서 초등학교의 역할이 뚜렸해진다. 학습적인 부분만을 본다면 홈스쿨링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아아의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학습과 관련된 부분은 부모가 돈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돈으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바로 사회적인 부분이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사회라는 개념을 배우기 시작한다.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작은 사회를 이루며 지내는 것이다. 또래 친구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의사소통을 하며 배려와 존중을 배운다. 특히 친구를 사귀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거기에서 관계에 대한 것을 배우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배우는 것은 사회생활에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의사소통과 존중은 초등학교 시기에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것이다. 사회성 발달은 아이가 겪게 될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다양한 관계의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며 성숙한 인격이 되는 과정을 거친다면 내면적으로 자신감을 가지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아이들이 학기 초에 보여주는 친구 관계에 대한 관심만큼 부모도 아이의 친구 관계에 관심이 많다. 상담을 해보면 제일 많은 질문이 친구들이랑 잘 지내는지, 누구랑 친하게 지내는지이다. 부모는 아이가 관계에서 배울 수 있는 요소들을 돈으로 사줄 수는 없다. 또한 교실에서 지내는 것을 옆에서 항상 지켜보고 상황에 따른 행동 대처 방법을 수시로 알려줄 수는 없다. 대신 아이들의 든든한 심리적 지지대가 되어 줄 수는 있다. 함께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거는 연습을 해볼 수 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받을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해 주며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는 데 마음을 쏟아야 한다.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따라 대화를 잘하는 요령을 자세히 알려주는 것도 좋다. 아이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부모의 기준에서 친구 관계에 대한 생각을 주입하며 스트레스를 주는 것보다는 비슷한 기질의 성향을 가진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근심 가득한 눈빛으로 학기 초를 맞이한 아이들이 벚꽃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4월을 지나, 세상을 온통 초록 초록으로 만드는 5월이 되면 좀 더 편안한 얼굴로 친구들과 즐겁게 웃고 떠들며 교실에서 생활하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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