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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 기록

셀프 각성법 1부

by 옆반선생님 2025. 2. 14.

 

퇴근길에 무심코 사과처럼 붉게 물든 하늘을 보면서 17세기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가 말했던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말이다. 지구가 멸망해서 죽는다는 말을 떠올리니 스티브 잡스가 생각났다. 스티브 잡스도 스탠포트 연설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스티브 잡스에게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고 한다.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은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 만약 ‘아니요’라는 답이 나온다면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하지만 크게 와닿지 않았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을 단순하게 상상만으로 떠올리기는 힘들다. 스티브 잡스도 암으로 죽음에 가까이 가본 적이 있기 때문에 저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셀프 각성을 위해 나태해진 나의 정신이 번쩍 들게 할만한 좀 더 현실적인 것은 무엇이 있을지 떠올리다 생각한 문장이 ‘한 달 뒤에 퇴직한다면?’이다. 정년이 보장된 직업이지만 갑작스럽게 한 달 뒤에 퇴직하라는 통보를 받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출처 freepik

 

일단, 퇴직으로 인해 기쁘기보다는 몇 가지 복잡한 감정을 가질 것 같다. 매일 출근하던 곳이 사라진다는 소속의 상실감을 느낄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퇴직자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소속감이 사라지면서 느끼는 상실감은 무엇보다 크다고 한다. 역할 상실로 인해 느끼는 소외감은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다음은 경제적 상실감이다. 매달 고정적으로 생기던 수입이 없어지면 고정된 지출에 사용할 돈이 없어지는 것이다. 물론 저축해 놓은 돈이나 퇴직금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겠지만 가뭄에 우물이 마르듯이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면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어느 신문 기사에서 기존 퇴직자들이 퇴직 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면 건강이라고 했다. 하지만 건강도 결국 돈 아닌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운동하고 관리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려면 돈에 대한 걱정이 없어야 한다. 노년의 정신적 고독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이 추천하는 가족 여행, 취미 활동도 돈 없이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럼 퇴직 통보를 받고 갑작스럽게 치킨집, 편의점 가맹점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여유 있는 웃음을 지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다음 내용은 2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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