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상투적인 제목을 정하면서 '과연 요즘 빈곤한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게 넘쳐나는 풍요로운 시대지만 잘 찾아보면 작은 틈 사이로 빈곤들이 보인다.
모처럼 쉬는 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OTT를 켰다. 예전과 달리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가 많아져서 고르는데 애를 먹었다. 10분을 넘게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내 소중한 시간을 쓰는 게 아깝지 않을 만큼 재미있는 작품을 찾지 못했다. 찾아보며 느낀 점은 볼 작품은 너무 많지만 정작 볼 만한 작품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자극적인 원작들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대사에 몰입할 수 있고,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의 행동을 되돌아볼 만한 작품은 없었다. 유투브에서 요약본으로 봐도 전 편을 다 보는 것과 감동의 차이가 크지 않은 작품들에 내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이미 예전에 여러 번 봤던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다. 요즘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들이 없는 것일까. 다양성이 많아진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아니라 다양성의 홍수 속에서 자극적으로 비슷한 작품만 많다 보니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마치 ‘내가 보여주는 것만 봐! 이곳에 너의 취향을 드러낼 곳은 없으니까.’라고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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