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Persona)란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가 쓰는 가면에서 유래된 말로, 심리학에서는 외부에 드러나는 나의 모습, 외적 인격을 가리키는 말이다. 페르소나를 통해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한다. 어떤 때는 ‘따듯한 마음을 가진 친구’이기도 하지만 ‘이성적이며 냉철한 직장 상사’ 이기도 하다. 또 가정에서는 ‘헌신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나와 맺어진 다양한 관계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주며 적절한 페르소나를 형성하는 것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에 달려있다. 친한 사람들에게는 다정하게 행동하고 편안한 말투를 쓰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친한 사람들에게 하는 것과 똑같이 행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 친절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나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은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내적 갈등이 생긴다. 꼭 보여야 하는 모습이 필요한 경우에 실제 나의 모습과 다르다면 그 괴리감으로 인해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야 하는 모습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때, 내가 보여주어야 하는 모습에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친절하고 다정한 선생님’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면 ‘친절하고 다정한’ 모습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여주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보면 된다.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면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면 행동을 다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성격과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 특히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것을 실험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부담을 덜 수 있다.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평소에 하지 않던 말이나 행동으로 실험을 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해 보자. 이때, 나를 버리는 행동이 중요하다. 앞의 예와 같이 ‘친절하고 다정한 선생님’의 이미지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것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겠지만 사회생활에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고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페르소나를 가식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다. 다양한 상황과 역할에 맞는 태도와 모습도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 거기에 먼저 의미를 부여해 보자. 훨씬 자연스럽고 마음 편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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