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인성지도를 위해 회의를 하던 중 교실에서 학생들끼리 존댓말을 쓰게 할지에 대한 문제로 여러 대화들이 오고 갔다. 아이들이 각종 매체들로 인해 비속어, 욕설을 일찍부터 배워 습관이 되다 보니 교실에서도 불쑥 그런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었다. 예전 경험으로 비추어보면 교실에서 존댓말을 사용하게 하면 짜증을 내거나 감정이 격해져 거친 말을 쓸 확률이 낮아지게 된다. 존댓말이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감정적이고 우발적인 행동을 하기 힘들게 만든다. 실제로 존댓말을 쓰면서 화를 내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친구 사이에 경어를 쓰는 것이 어색하고 친근감을 떨어트린다는 의견도 있어 존댓말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학교 행사로 인해 학부모님과 아이들을 함께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아이들의 경우 학교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이 다른 경우가 많아 과연 부모님 앞에서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의외로 부모님과 대화를 할 때 반말을 사용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아이가 기분이 좋을 때는 부모님과 친구처럼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때는 함부로 말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
존댓말을 엄격한 유교적 질서와 신분제 사회의 수직 구조에서 상대방에 대한 공손한 태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는 입장도 있지만 최근에는 그런 의미보다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배우며 나도 존중받는 언어 예절로 본다. 기본예절과 남을 배려하는 인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친구 같은 부모라고 해서 정말 친구들과 같은 언어 사용과 행동을 하도록 허락하는 것이 자녀를 민주적이고 평등한 관계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릴 때는 괜찮지만 사춘기가 지나면서 부모에게 화를 내는 경우 함부로 말할 확률이 높아질 뿐이다. 반말을 사용하게 허락했다가 나중에 고치기는 아주 어렵다. 어릴 때부터 존댓말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좋으며 만약 자녀가 존댓말을 잘하지 못할 경우에는 부모가 먼저 자녀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며 그 방법을 가르쳐 주면 된다. 자녀가 존댓말을 쓰게 되면 자녀를 통제하고 제어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게 되고 자녀의 생각이나 의사를 존중하게 된다.
“엄마, 나 게임 조금만 더 하면 안 돼?”
“이제까지 많이 했잖아. 그만하고 숙제해!”
“엄마, 저 게임 조금만 더 하면 안 될까요?”
“아 그래? 그래도 해야 할 숙제가 있는데 이제 그만하면 어떨까?”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아이가 존댓말을 사용해서 부탁할 경우, 부모도 아이를 통제하는 말을 하기보다는 설득하는 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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