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 이야기

거짓말한 아이를 대하는 태도 │거짓말하는 아이

옆반선생님 2025. 1. 22. 23:29

 

어릴 적 어른들께 거짓말을 하면서 언제 들킬지 모르는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생각난다. 지금 내 앞에도 그런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진 아이가 서있다. 눈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며 안절부절못한다. 내가 묻는 말에 대한 자신감 없는 대답은 ‘저 지금 거짓말하고 있어요’라고 고백하고 있는데 아이는 사실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다. 교실에 있다 보면 가끔씩 거짓말을 자주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친구의 물건의 가져가고 아니라고 말하는 대범한 거짓말까지 한다. 거짓말하는 아이는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나도 거짓말쟁이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화가 나지만 아닌 척하고, 사실은 아이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되지만 이해한다고 말하는 그런 거짓말들을 매일 하고 있다. 이렇게 행동하며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모순되지만 사실이 밝혀지면 비난과 처벌을 받을만한 거짓말이 아니기 때문에 순순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거짓말은 이런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한 어른들의 생존 전략 거짓말과는 종류가 다르다. 잘못을 덮거나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거짓말이다.

 

출처 freepik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사실대로 말할 경우 혼이 나거나 꾸중을 듣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한 행동이 잘못된 행동임을 알고 있지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이런 경우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혼을 내는 방법은 큰 효과가 없다. 특히 양치기 소년의 예를 들어 거짓말이 얼마나 나쁜 행동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은 더욱 추천하지 않는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근본 원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혼이 날 것이 두려워 거짓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행동에 대해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이해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면 혼이 날까 봐 거짓말하는 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 이해받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생긴다면 거짓말로 자신의 행동을 덮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거짓말이 부정적이고 나쁜 행동은 맞지만 아이를 부정적이고 나쁜 행동을 하는 아이로 만들 필요는 없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준다면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닫기보다는 문을 활짝 열고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용기를 가질 것이다.

 

지금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내 앞에 왔던 아이도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이해해 주고, 뒤돌아서 친구들에게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줘야겠다.